시신경척수염(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은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주로 시신경과 척수에 병변을 일으키는 특징을 가진다. 과거에는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의 하위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독립적인 질환으로 분류된다. 이는 임상 양상, 병리학적 소견, 그리고 면역학적 기전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쿠아포린-4(Aquaporin-4, AQP4) 단백질에 대한 자가항체가 발견되면서, 시신경척수염은 MS와는 다른 자가면역 질환으로 확립되었다. 이 항체는 뇌와 척수의 별아교세포에 존재하는 수분 통로를 공격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결과적으로 신경 손상과 탈수초 현상을 초래한다.
1. 발병 기전과 면역학적 특징
NMOSD의 근본적인 원인은 자가면역 반응이다. 정상적인 면역체계는 외부 병원체만을 인식해 방어하지만, 시신경척수염 환자의 경우 면역계가 스스로의 신경 조직을 공격하는 비정상적 반응을 보인다. 대표적인 표적은 AQP4 단백질이며, 이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가 별아교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중추신경계의 염증과 신경세포 파괴를 유발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MOG 단백질(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에 대한 항체가 확인되기도 하는데, 이는 시신경척수염이 단일한 질환이 아니라 면역학적 특성에 따라 다양한 아형을 지닌 질환 스펙트럼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면역학적 기전은 진단 및 치료 전략 수립에서 핵심적인 의미를 갖는다.
2. 임상 증상과 질환 양상
시신경척수염의 임상 양상은 주로 시신경염과 척수염으로 구분된다. 시신경염은 급격한 시력 저하, 시야 장애, 색각 이상을 동반하며, 경우에 따라 양측 눈을 동시에 침범하거나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척수염은 주로 횡단성 척수염 형태로 나타나며, 사지 마비, 감각 소실, 배뇨·배변 장애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일부 환자에서는 뇌간 병변이 발생하여 구토, 어지럼증, 연하 곤란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발병 양상은 대체로 급성이고, 재발 가능성이 높아 수년 내에 신경학적 장애가 누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NMOSD는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위협하는 난치성 신경계 질환으로 평가된다.
3. 진단 기준과 감별
NMOSD의 진단은 임상 증상, 영상학적 소견, 그리고 면역학적 검사 결과를 종합하여 이루어진다. 특히 혈청에서 AQP4-IgG 항체를 확인하는 검사는 가장 중요한 진단 도구이다. 영상학적으로는 자기공명영상(MRI)에서 **3개 이상의 척수 분절에 걸친 병변(LETM, longitudinally extensive transverse myelitis)**이 발견되는 것이 전형적이다. 이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에서 관찰되는 짧고 국소적인 척수 병변과는 뚜렷하게 구별된다. 시신경 병변 또한 길게 이어지거나 시신경교차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AQP4 음성 환자에서는 진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MOG 항체 검사나 장기적인 임상 관찰을 통해 MS와 NMOSD를 명확히 감별해야 한다.
시신경척수염은 조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병 초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요법이나 혈장교환술이 급성 염증을 억제하는 데 사용되며, 장기적으로는 면역억제제 및 생물학적 제제를 통한 재발 예방 치료가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에쿨리주맙, 이네빌리주맙, 사트랄리주맙과 같은 표적 치료제가 도입되면서 환자의 치료 예후가 개선되고 있다. NMOSD는 재발 시마다 신경 손상이 누적되는 특성이 있으므로, 재발 억제 전략이 곧 환자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질환은 희귀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신경면역학 연구와 임상 치료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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